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유통기한이 있는 것처럼 살아가고, 학업, 연애, 결혼, 출산 따위에 때가 있는 것처럼 말하며, 특히 연애-결혼-출산으로 줄줄이 이어지는 프레임에서 여성을 나이로 후려치는 경우는 훨씬 심하다.
연애-결혼 시장에서 여성의 나이는 아주 중요하게 취급된다. 새내기를 노리는 남자 복학생, 여자 나이 24-25살이면 크리스마스 케잌, 넘어가면 상폐녀, 20대 후반이 되면 이제 만날 남자가 없는 것처럼 후려치기,... 철저하게 짜여진 사회의 나이 코르셋은 여성들의 선택권을 죽인다. 아직 사회에선 비혼이라는 선택지는 없다. 결혼을 제때 하지 않는 여자는 '어딘가 하자가 있다'는 시선으로 바라볼 뿐.
출산에서도 나이로 억압하는 건 이어진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출산의 선택권'따위는 없다는 듯, "다 때가 있는 거지" 라고 말한다. 애초에 기형이 발생할 확률은 정자가 더 높지만, 늙어서 애 낳으면 기형아가 만들어지네 하면서 정확히 여성만 후려친다. 기껏 애를 낳아서 학교에 보내면 엄마들끼리 정보 공유하는 모임에서도 나이대가 비슷비슷하길 바란다. '노산'이라는 말은 왜 있겠는가.
그리고 광고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지만, 사회의 기준보다 늦는 것은 물론 '너무 일찍' 해도 문제다. 계획된 것이든, 어쩔 수 없어 하는 것이든 어린 여성의 결혼과 출산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설령 원치 않았던 출산과 결혼이라고 해도, 그 여성이 왜 '사고친 애', '걸레', '철없는 엄마' 등등 온갖 꼬리표가 붙어야 하는지. 호기심이 되었든 어쨌든 미성년자여도 자기들끼리 섹스할 수 있으며, 완벽한 피임법은 없다. 실제로 기혼 여성들 사이에서도 가족계획에 없었던 아이를 가지고 임신중절을 원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직 어리다는 이유로 사회적 비난의 대상이 된다. (그리고 남자는 항상 쏙 빠져있지)
이제 여자들한테 나이라는 잣대는 그만 들이대라. 내 인생 대신 살아줄 거 아닌데, 인생 계획에 웬 오지랖이냐. 나이 코르셋은 여성의 가능성을 제한하고, 반역자들의 존재를 지운다. 우리는 그러한 코르셋에 맞춰줄 필요가 없다.
원문은 2017년 7월 30일, 개인 페이스북 계정에 게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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