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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이 재밌고 즐거워야 한다는 페미니즘 행복론과 무엇이 다를까. 운동은 평화롭지 않으며, 우리는 페미니즘을 하면서 행복하기보단 갈등 가운데서 힘들고 지칠 때가 더 많다. m.womennews.co.kr/news_detail.as…


"정의로운 분노는 가능할지 모르지만 사람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분노는 없는 것 같다. 결국 많은 여성은 여성해방을 주장하면서 분노의 감옥에 갇혀버리게 된 것이다." 분노하는 건 당연히 힘든 일입니다. 그렇지만 분노는 우리 행동의 원동력이 되어왔고


지금 상태에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다면, 뭐하러 현실을 바꾸고자 하겠습니까? 운동은 본질적으로 현실에 대한 문제제기에서 시작됩니다. 지금 상황을 좆같다고, 불편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우리는 현실을 바꾸려고 일어납니다. 그 과정은 평화라기보단 고통이죠.


 예를 들어 LA 흑인 폭동 때에 흑인들에 대한 차별과 빈곤의 원인으로 지목된 집단은 억척같이 일하며 부를 축적했던 한국인 이민자들이었다. 이러한 인과관계는 인종차별 사회가 만들어낸 허구였다. 흑인들을 자신들을 고통스럽게 한 원인으로 지목된 한인들에게 폭력적으로 분노했다. 한인들은 ‘희생양’이 된 것이다. 이것을 여성주의와 직결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원인과 결과들은 이렇게 구성된 것이기도 하다

인과관계가 허구적일 수 있다는 부분은 더더욱 어처구니가 없어요. LA폭동을 예로 들고 있는데 그건 인과관계를 잘못 설정한 예가 되어야 할 것이지 인과관계를 따지는 사고방식이 잘못되었다는 주장의 근거로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pic.twitter.com/KgTpWcQZ9t


중층의 약자성을 가진 여성들의 억압을 설명하기 위해 보다 세밀하게 접근할 필요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무엇이 억압의 근원인지를 밝히지 않으면 우리는 행동할 수 없습니다. 문제의 원인을 애매하게 아는 상태에선 결코 그 해결책이 나올 수 없어요. pic.twitter.com/7oLEuXSCdw


그리고 무엇보다도, 분노를 "부정적이며 없애야 할 감정"으로 전제하는 접근이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분노는 눌러야 하는 게 아니라,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감정 중 하나일 뿐이에요. 우리를 지치게 하는 건 우리가 분노해서가 아니라


사람을 존나 진빠지게 만드는 좆같은 사회구조 때문입니다. 느려터지게 변하는 현실 때문입니다. 느긋하고 온유한 태도를 취해도 억압은 사라지지 않아요. 분노하다 지치면, 그땐 잠깐 쉬면 됩니다. 쉬면서 사람들 가운데서 힘과 열정을 얻고 돌아오면 됩니다.


그래도 돼요. 휴식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아니라 재충전의 시간입니다. 우리가 잠을 자는 것도 인간이 휴식을 필요로 하는 생물이기 때문이에요. 쉴 동안 다른 여성들이 싸우고 있고, 또 누군가 쉴 때 당신은 그 사람의 빈 자리에서 싸우게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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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혜리(Hyeri Nam)

6B radical feminist,lesbian,liberal right-winger, atheist,contents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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