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거절을 거절로 받아들이게 하지 못하는 문화. "싫어, 그만해"라는 말은 성 착취적인 포르노에 의해 여성의 주체적인 거부의사가 아닌 남성을 흥분시키는 의미로 변질되었다. 그리고 이런 일본 포르노를 한남들이 소비하고, 포르노를 처음 접하는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요즘엔 초등학생들도 가볍게 "야메떼, 야메떼"를 입에 담으며 여성의 거절을 성적 유희로 받아들이며 낄낄댄다.

그리고 이런 분위기는 영상 밖의 여성들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여자들이 "싫어, 그만해"라고 말하는 걸 남자들은 당최 거절로 듣지 않는다. <좋으면서 내숭떤다> 라는 식으로 제멋대로 생각하고, 상대방이 결국에는 자기 성욕을 채워주리라고 기대한다. 이미 머릿속으로는 포르노를 재생하고 있는 셈이다.

여성의 거절은 온전히 거절이 되어야 한다.
"사실 좋으면서 왜 빼냐"라는 말을 들을 게 아니고, 안 자주고, 안 만나주기 때문에 "김치년, 썅년"이 되는 것이 아니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 거야?"라고 몰아붙여지는 게 아니고, "싫어. 그만해" 라고 하면 "미안해. 그만할게"라는 반응이 보편화되어야지. 물론 거절할 때 굳이 달래줘야 할 이유는 없다. 이미 남자 쪽에서는 자신의 욕망만을 채우기 위해 충분히 부담스럽게 굴고 있는데, 왜 여자만 배려해서 조곤조곤 말해야 해?

관계에 있어 여성의 주체적인 결정을 삭제하는 것, 순종적으로 '예쁘게'거절하길 강요하는 것은 모두 넓은 의미에서 강간 문화(rape culture)에 포함된다. 기억하자, "아닌 건 아닌 거다(No means no)"

블로그 이미지

남혜리(Hyeri Nam)

6B radical feminist,lesbian,liberal right-winger, atheist,contents creato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