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 의미의 코르셋은 미용 목적으로 멀쩡한 여성의 신체를 구속/ 변형한다. 우리가 쓰는 '코르셋'은 바로 이 지점에 맞춰 의미를 확장시킨 것이다. 화장,브라,하이힐,치마,교정,성형 등은 미용 목적으로 이상적인 여성의 모습에 부합하게끔 여성의 신체를 변형하고 구속한다. 무엇이 코르셋이고 무엇이 아닌지는 사실상 거의 명확하다. 뭐가 코르셋인지 정의한 이상 '탈'코르셋도 손쉽게 정의할 수 있다.
그런데 주체적 화장/성형/다이어트 따위가 탈코르셋이라는 도둑들이 있다. 자기가 하는 게 페미니즘이라 믿겠지만, 당신들은 여성주의자들의 언어를 빼앗는 도둑이고 백래시다. 스스로 언어를 훔친다는 자각이라도 있어야 하는데, 이 도적들은 뻔뻔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어서 언어의 주인인 여성주의자들의 눈치조차 안 보고 '역코르셋 씌운다'며 주인에게 호통을 치고 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답답한 옷을 벗는다는데 거꾸로 옷을 입는다고 말하니 얼마나 웃긴 문법인지.
지금은 다 억압인 줄 알지만, 전족이 발을 기형으로 만들고 코르셋이 장기의 위치를 바꿔놓아도 그 당시에 많은 여자들이 순응하고 스스로 신고 입었다. 그리고 당신들도 똑같아. 오히려 여성주의자들 언어를 빼앗아서 쓰니 더 해로워. 정신 좀 차리고 족쇄 안 벗을거면 최소한 도둑질이나 하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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