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여성의제만 신경쓰면 되는 거 아냐?

   그 여성의제가 무엇인지부터 짚어 보도록 하자. 여성의제란 무엇인가. 여성의 삶- 정확히는 여성들의 권리, 이익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가 여성의제다. 그리고 어떤 사회적 문제로부터 여성인권 이슈를 뽑아내서 공론장에 올리면 그것이 여성의제가 된다.

  일전에 예멘 남민(난민의 대부분이 남성이었다) 수용 문제로 한창 페미판이 뜨거워진 적이 있었다.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은 선진국의 사례를 들어 자국 여성들이 성폭행당할 것을 걱정했으나, 모든 차별에 반대하는 페미니스트들은 교육을 하면 괜찮다, 수용해야 한다면서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을 ‘극우 세력과 손잡았다’, ‘난민혐오자’라 비난했다.

  난민 수용 문제는 겉보기에는 여성과 직접 관련이 없어 보이는 문제지만, 파고들면 우리 삶과 연결되어 있다. 이 문제는 자국 여성의 안전과 연결되어 여성의제가 되었다. 다른 예로 빈곤 문제를 생각해 보자. 겉으로 보면 그저 경제 문제처럼 보인다. 그러나 페미니스트들은 여기서 ‘여성의 빈곤’을 끌어냈고, 구체적으로 ‘여초 직장의 저임금 현상’과 ‘유리천장’, ‘고용 차별’등을 분석했다.

  그러니까 여성의제는 처음부터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았다. 의제 하나하나가 철저히 페미니스트들의 해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사회문제를 여성인권과 연결짓고, 구체적인 여성의제를 공론장에 올리고, 대중적인 지지를 모으고, 구체적인 법안 발의와 시행까지 끌고가는 일련의 과정은 지극히 ‘정치적’이다.

  또한 대통령 및 집권당의 성향과 국회의 구성, 사법부의 성향은 법률의 제/개정, 시행여부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여성인권에 관심이 높은 정부일수록 관련 부처 예산을 늘리고 여러 통계 지표를 신경쓸 것이고, 반대의 경우라면 시위를 해도 ‘먹금’할 가능성이 높다. 기존 법률이 여성혐오적일 경우, (예: 낙태죄) 헌법재판소에서 이를 위헌이라고 판결해야 한다. 그리고 재판관을 임명하는 데 국회와 대통령의 입김이 들어간다.

   그러니 어떻게 정치를 신경쓰라고 말하지 않을 수 있나?    우리가 하는 시위와 청원과 서명운동 등등은 모두 정치적인 활동이 아니었나. 나는 정치와 여성인권을 엮지 말라고 말하는 사람이야말로 정치감각이 떨어지거나, 여성의 무지로 이득을 취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역사적으로 1물결 페미니스트들의 대표적인 업적이 ‘여성의 참정권 획득’임을 생각한다면, 정치 엮지 말라는 말은 모욕에 가깝다. 정치꿘이다 뭐다 말이 많은데,  여성운동에 빨대 꼽는 ‘꿘’도 정치적 흐름을 읽어내야  먹버를 당하는지 아닌지 알 수 있지 않나?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는 말이 있다. 서프러제트들의 활약으로 누리게 된 참정권을 막연한 정치혐오로 썩히지 말라. 스스로 공부하고, 뉴스 댓글과 sns, 가능하면 오프라인에서도 정치적 견해를 더 많이 피력하라. 나는 여성들이 여성혐오 관련 기사 댓글들을 점령하는 것뿐 아니라 정치기사 댓글 성비마저도 뒤집어놓길 바란다.

#정치기사에_댓글달기


-본 글은 인스타그램(http://Instagram.com/thinkwomenfirst)에 우선 카드뉴스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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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혜리(Hyeri 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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