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갤러리- 메갈리아의 탄생 이후로 혐오에 혐오로 대응하지 말라는 말이 많이 보인다. 또한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이러한 혐오 용어를 규제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여혐은 묵인하면서 미러링을 통해 보여주니까 부랴부랴 혐오하지 말라고 기계적 중립의 태도를 취하는데, 필자는 코웃음만 나올 뿐이다. 엄연히 둘은 같을 수 없다. 이제 그 이유를 살펴보도록 하자.

1. 여성혐오(misogyny)의 양상은 남성혐오의 양상과 다르다.

여성혐오란, 남성에게 있어서 '여성 멸시', 여성에게 있어 '자기 혐오'의 대명사이다
-여성학자 우에노 치즈코

대표적인 저서로 '여성혐오를 혐오한다'를 지은 여성학자 우에노 치즈코는 위와 같이 정의하였다. 그렇다면, 여성혐오는 어떠한 양상으로 드러나는가?


여성혐오의 최악의 형태는 여성 살해(femicide)로 나타난다. 이러한 여성 살해에는 80년도부터 90년대 초반까지 심하게 행해진 여아 낙태 및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 살인 등이 포함된다. 그리고 일상에서, 각종 매체에서 여성을 조롱거리로 삼거나 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것, 외모를 품평하는 행위 등도 여성혐오의 스펙트럼 안에 포함된다. 즉, 여성혐오란 이렇듯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남성혐오의 경우는 어떠한가?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남성혐오의 맥락은 대체로 여초 커뮤니티에서 사용되는 한남충, 씹치, 상폐남 등의 용어로 특정될 수 있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 명백히 이러한 여성혐오는 온라인 커뮤니티 안의 공간뿐 아니라 각종 언론에서(대표적으로 XX녀로 대상화하기), 광고로 재생산되며 여성들은 취업, 승진 등에서 제약을 당하고 성희롱 발언에 대처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Ex: 스튜어디스 면접 가이드)
그러나 남성혐오는 어떠한가? 이것은 오프라인 공간에서 재생산되거나 구조적 차별로 이어지지 않는다. 메갈리아=여자 일베라는 인식을 언론에서 아주 잘 심어준 덕분에 일상에서 '남혐 용어' 들이 사용될 일 따위는 없다, 적어도 해당 집단의 사람들끼리 모이지 않는 한은.

이렇듯 명백히 그 양상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여성혐오에 대한 반의어랍시고 남성혐오라는 워딩을 사용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사실, 여성혐오라는 번역체 또한 일상적으로 쓰는 '혐오' 의 문맥으로만 읽는 사람들이 존재하여 다른 표현으로 대체되기를 바란다.)


[여성혐오와 남성혐오를 동일선상에 놓고 해석한 대표적인 예시.]



2. 여성혐오와 남성혐오가 나타나게 된 근본적인 배경이 다르다.
여성혐오가 나타난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분석이 있지만, 경제적 불안과 여성 사회 진출로 인한 남성의 우위 저하, 여성을 약자로만 인식하는 성 교육 문화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또한 최근 여성신문의 한 기사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1500명에게 ‘여성혐오가 생기게 된 이유’를 두 가지 꼽아달라는 물었더니 ‘여성가족부 때문’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남자 청소년의 53.8%, 남자 대학생의 48.4%, 취업준비생·무직의 41.8%가 여성가족부를 여성혐오가 생긴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여성혐오 현상의 이유 중 두 번째로 비율이 높은 것은 ‘남자에게 의존해서 사치를 일삼는 여자’였다. 즉, 일명 된장녀나 김치녀 때문에 여성혐오가 생겼다는 답변이다. 특히 청소년(40.8%)과 직장인(37.9%) 사이에서 많았다. 여성단체나 페미니스트 때문이라는 응답도 비슷한 비율로 나왔다.



그러나 사실 여성가족부에 대해 알려진 속설로는 잘못된 것이 굉장히 많으며
(페이스북 페이지 여혐주작, 어디까지 가봤니? 를 참고할 것)
남성에게 의존적인 여자라는 부분 역시 말이 안되는 것이, 사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더치페이를 주장하고 있으며 모르는 여성이 명품백을 들고 다니는 것에 대해 된장녀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열등감의 표현일 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이나 각종 커뮤니티에서 여자인 척 하는 사람들 때문에 여성혐오가 생겨날 수 있다. (관련 카드뉴스 참고할 것)

따라서, 기존에 여성혐오를 위해 조작된 자료들, 혹은 소위 넷카마들에 의해 여성혐오가 재생산된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이제 남성혐오의 원인에 대해서 살펴보자.
대중들에게 가장 잘 알려진 (그리고 지금은 글리젠이 망해버린) 사이트 메갈리아로부터 소위 남혐용어가 대량으로 생산되었는데, 이러한 남성혐오의 원인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1. 경험에 의한 남성혐오 
2. 기존 여성혐오 표현에 대한 미러링으로 생산

정확히는 1과 2가 결합되어 있는 케이스라고 해석하면 된다.
1번, <경험에 의한 남성혐오> 항목에 대해서 공감이 안 가시는 분들을 위하여 통계자료를 아래와 같이 첨부한다. 


즉, 여성혐오를 직, 간접적으로 경험한 여성들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남성들에 대해 더 이상 참을 수 없어서, 보여주기 위해 미러링으로 생겨난 것이 남성혐오 표현이다.

본론의 1, 2의 이유로 여성혐오와 남성혐오는 결코 같을 수 없다. 이를 동일시하는 것은 맥락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 중립이며 필자는 이러한 태도를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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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혜리(Hyeri Nam)

6B radical feminist,lesbian,liberal right-winger, atheist,contents creat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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